2013.08.21 23:17
다음 달부터 민사소송 당사자들은 소가(訴價)에 상관없이 5000원 이하의 금액으로 민사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대법원은 지난달 입법예고한 민사조정 수수료 상한을 5000원으로 하는 내용의 민사조정규칙 개정안에 대한 의견조회를 마치고 다음 달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민사소송 당사자가 조정을 신청하게 되면 5000원 또는 민사소송 인지대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 중 적은 금액을 수수료로 납부한다.
현재 민사조정 수수료는 민사소송 인지대의 5분의 1이다. 예컨대, 1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인지대는 45만5000원(1억×40/10,000+ 55,000)이고, 조정을 신청하면 인지대의 5분의 1인 9만1000원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따라서 규칙이 개정되면 조정수수료가 파격적으로 낮아진다. 대법원은 조만간 대법관 회의를 거쳐 개정안을 확정하고 다음달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이는 조정을 활성화하겠다는 대법원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법원 관계자는 "앞으로 민사 소송 당사자들은 5000원만 내면 대법관 출신 등 신뢰할 수 있는 경력의 조정위원들을 활용할 수 있게 된 셈"이라며 "앞으로 전국 법원에 설치된 조정센터 이용도 활발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발간된 사법연감에 따르면 2011년 접수된 98만5533건의 민사사건 중 조정이 성립된 것은 5만2616건으로 5.3%에 그쳤다. 대법원은 소송사건을 조정으로 회부하는 것 못지 않게 당사자들이 직접 조정을 신청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보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해 왔다. 인지대 상한선 제한 외에도 △생활밀착형 사건의 경우 재판 전에 조정을 거치도록 하는 '사실상 조정 전치주의' 시행 △건물인도나 공유물 분할, 임대차보증금 반환, 물품대금이나 손해배상 청구 등 조정이 잘 되는 사건을 따로 분류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재판 전에 조정에 회부할 것을 재판부에 권고하도록 대법원 예규 개정 △특정 민사단독 재판부는 사건을 조기조정에 회부하게 하는 예규 제정 △법원마다 목표 조정회부건수 부여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법률신문 2013.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