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이 부모를 고소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형사소송법 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


헌법재판소는 어릴 적부터 친어머니에게 학대를 당하고 고소까지 당했던 서모(50·여)씨가 친어머니를 직접 고소했지만 각하당하자 부모를 고소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고소권의 과도한 제한이고 평등원칙에도 위반된다는 이유로 낸 헌법소원사건(2008헌바56)에서 지난 2월 24일 재판관 4(합헌)대 5(위헌)의 의견으로 형사소송법 제224조를 합헌으로 결정하고 서모씨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위헌의견을 낸 재판관이 합헌의견을 낸 재판관보다 많았지만 위헌정족수인 6명에 미달해 합헌결정이 나왔다(헌법재판소법 제23조 제2항).


[사안의 개요와 진행]
서모씨는 어릴 때부터 친어머니로부터 학대를 당하는 등 어머니와 사이가 좋지 않아 20여년간 따로 살아왔다. 성인이 되어서도 어머니가 계속 직장 등으로 찾아와 행패를 부리며, 사망한 아버지와 큰아들의 죽음을 믿지 않고 딸이 재산을 빼돌리려고 꾸민 것이라고 서모씨를 고소하기도 하였다. 서모씨는 무죄판결을 받은 뒤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어머니를 무고 및 모해위증 혐의로 고소하였다. 그러나 검찰이 형소법 규정을 들어 서모씨의 고소를 각하하자 2008년 6월 헌법소원을 청구하였다.


[결정이유요지]
  범죄피해자의 고소권은 그 자체로 헌법상 기본권의 성격을 갖는 것이 아니라 형사절차상의 법적인 권리에 불과해 입법자에게 넓은 입법형성권이 인정된다
 특별법으로 가정폭력이나 성폭력으로 피해를 입은 경우가 제외돼 고소권을 제한하고 있는 분야는 피해의 심각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범죄에 국한돼 있고 유교적 전통 측면에서 우리 고유의 전통규범을 수호하기 위해 비속이 존속을 고소하는 행위의 반윤리성을 억제하고자 이를 제한하는 것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차별이다.
헌법재판소는 이 조항이 범죄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을 제한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비친고죄의 경우 고소의 존부와 무관하게 기소될 가능성이 있고 친고죄의 경우에도 일부 범죄에 대해서는 특별법으로 직계존속의 경우에도 고소를 할 수 있어 재판절차진술권의 중대한 제한이 초래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반면 재판관 이공현·김희옥·김종대·이동흡·목영준의 반대의견 요지는 다음과 같다.
 고소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것은 대상 범죄의 범위나 죄질과 관계없이 재판절차진술권의 중대한 제한으로 이어진다. 비친고죄의 경우에도 자신의 법익침해에 대해 타인에게 고소 여부를 맡기는 자체가 재판절차진술권의 중대한 제한을 초래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 위헌심사의 기준은 엄격한 심사척도에 의해야 한다. 이어 가족제도의 기본질서 유지라는 입법목적에 정당성은 있지만 고소권을 박탈해 기본권을 제한한다는 방식은 차별의 목적과 정도의 비례성과 관련해 문제점이 있다. 고소권을 박탈하는 것만이 가족제도의 기본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유일하고 불가결한 수단이라고 할 수도 없다.


※ 형사소송법 제224조(고소의 제한):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고소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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