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의 임의처분을 방지할 목적으로 근저당권을 설정하기 위해 매도인에게서 받은 차용증을 매수인이 진짜 금전 차용증인 것처럼 민사소송에 증거로 제출했다 해도 곧바로 소송사기로 처벌해서는 안 된다.


대법원 형사 3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지난 10월 27일 근저당권 설정등기 목적으로 형식상 만든 차용증을 실제로 돈을 빌려주고 받은 차용증인 것처럼 법원에 제출한 혐의(사기미수)로 기소된 강모(74)씨 등 3명에 대한 상고심(2009도14609)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사안의 개요와 재판진행]
강모씨 등은 지난 2008년 2월 대전지법에 박모씨를 상대로 3억 3000여만원의 금전지급 청구소송을 내면서 증거서류로 차용증을 제출했다. 하지만 이 차용증은 임야 매매와 관련해 매도인인 박모씨가 임의로 임야를 처분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1990년 설정된 채권최고액 20억원의 근저당권을 위해 작성된 차용증이었다. 박모씨의 응소로 차용증이 허위임이 밝혀졌고 강모씨 등은 사기미수로 같은 해 11월 기소돼 1심과 2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

 


[판결이유요지]
피해자 박모씨가 실제로 차용증 기재 금원을 차용한 사실이 없고 강씨 등과 사이에 매매대금을 차용금으로 전환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를 했다고 보기도 어려운 사정이 존재한다. 차용증은 강모씨 등에게 임야를 매도한 박모씨가 임의로 처분하거나 담보로 제공하는 것을 막기 위해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데 사용할 목적으로 형식상 작성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재판부는 그러나 강모씨 등으로서는 당시 임야에 대한 소유권을 이전받거나 소유권을 이전받을 수 없는 것으로 확정될 경우 이미 지급한 매매대금의 반환 등의 문제에 대해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한 이유로 약정기일까지 소유권을 이전하지 못할 경우 이미 지급한 매매대금과 이자 상당액을 반환하기로 약정하고 차용증을 작성한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차용증이 실질적인 금전채권관계를 반영하고 있다는 강모씨 등의 주장은 나름의 근거가 있다고 보일 뿐만 아니라, 그 주장의 당부는 민사소송에서 당사자들의 증명활동에 따라 판가름 나는 문제이다. 강모씨 등이 차용증을 제출하며 피해자를 상대로 금원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했다고 해서 강모씨 등의 소송상의 주장이 사실과 다른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게 됐다거나 소송상의 주장이 명백히 허위인 것을 인식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 출처 : 법률신문, 2011.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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