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주심 김신 대법관)은 지난 517일 전원합의체에서 부동산 이중매매 행위는 배임죄에 해당한다는 종전의 입장을 재확인하였다(20174027).

 


[판결요지] 

부동산 매매대금은 통상 계약금, 중도금, 잔금으로 나뉘어 지급된다. 매수인이 매도인에게 중도금을 지급하면 당사자가 임의로 계약을 해제할 수 없는 구속력이 발생한다(민법 제565조 참조). 그런데 매수인이 매도인에게 매매대금의 상당부분에 이르는 계약금과 중도금까지 지급하더라도 매도인의 이중매매를 방지할 보편적이고 충분한 수단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매수인은 매도인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줄 것으로 믿고 중도금을 지급한다. 즉 매수인은 매도인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줄 것이라는 신뢰에 기초하여 중도금을 지급하고, 매도인 또한 중도금이 그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지급된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이를 받는다. 따라서 중도금이 지급된 단계부터는 매도인이 매수인의 재산보전에 협력하는 신임관계가 당사자 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이 된다. 이러한 신임관계에 있는 매도인은 매수인의 소유권 취득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서 배임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게 된다. 나아가 그러한 지위에 있는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소유권을 이전하기 전에 고의로 제3자에게 목적부동산을 처분하는 행위는 매매계약상 혹은 신의칙상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행위로서 배임죄에서 말하는 임무위배행위로 평가할 수 있다.

대법원은 오래 전부터 부동산 이중매매 사건에서, 매도인은 매수인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칠 때까지 협력할 의무가 있고, 매도인이 중도금을 지급받은 이후 목적부동산을 제3자에게 이중으로 양도하면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일관되게 판결함으로써 그러한 판례를 확립하여 왔다(대법원 1975. 12. 23. 선고 742215 판결, 대법원 1983.10. 11. 선고 832057 판결, 대법원 1985. 1. 29. 선고 841814 판결, 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55713 판결,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3766, 판결, 대법원 2011. 6. 30. 선고 20111651 판결, 대법원 2012. 1. 26. 선고 201115179 판결 등 참조).

이러한 판례 법리는 부동산 이중매매를 억제하고 매수인을 보호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여 왔고, 현재 우리의 부동산 매매거래 현실에 비추어 보더라도 여전히 타당하다. 이러한 법리가 부동산 거래의 왜곡 또는 혼란을 야기하는 것도 아니고, 매도인의 계약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기존의 판례는 유지되어야 한다(다수의견).

이러한 다수의견에 대하여 배임죄에서 타인의 사무라고 하려면 타인에게 귀속되는 사무로서 사무의 주체가 타인이어야 할 뿐만 아니라 사무 자체의 내용이나 신뢰관계의 본질적 내용이 타인의 재산적 이익을 보호·관리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부동산 매매계약에서 쌍방이 그 계약에 따라 부담하는 채무는 각자의 자기의 사무일 뿐이어서 부동산 매도인을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 볼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배임죄의 성립을 인정한 종래의 판례는 변경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대법관 김창석, 대법관 김신, 대법관 조희대, 대법관 권순일, 대법관 박정화의 반대의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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