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지상주의의 부산물 , 무례함

2009.07.13 08:30

관리자 조회 수:6063

  우리가 살아가면서 일정한 성과를 내고, 내려고 하는 것은 자연스런 삶의 반응이다. 그런데 문제는 정상적인 과정을 거쳐 떳떳하고 당당하게 이에 상응한 결과를 이루어내는 것은 과정에 상응한 바람직한 결실이지만, 그러한 과정 자체가 생략되거나 떳떳하고 정상적이지 못할 때에는 보이지 않는 폐단이 어느 날 부메랑이 되어 우리를 엄습할 수도 있다.

 지난 날 <하면 된다>는 기치아래 밀어붙인 결과 오늘날과 같은 경제적인 부를 이룬 긍정적인 면도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할 것이다. 이러한 성과지상주의가 오늘날 도처에서 도입되고 기승을 부리면서 ,개인이나 집단이 과정의 정당성과 떳떳함보다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표나 결과를 달성해내면 능력이 있고, 잘한 것으로 평가받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그러한 행태가 자연스레 우리의 의식 속에 수용되고 있다. 최근에 실시된 지방대학 역량강화사업을 뜻하는 누리사업은 내가 보기에는 정책의 지향점과 그 실천 방법론에서 득보다는 실이 컸다고 생각한다. 눈에 보이는 성과나 경제적인 차원에서 보면 엄청난 액수의 금액을 수년간 지원받았으니 정말로 대단한 일이지만. 

 성과지상주의를 추구하는 결과 나타나는 폐단이나 부작용은 다양하다. 다음과 같은 경우는 흔한 예이다. 
 하루에도 서너 번씩 모르는 곳에서 휴대폰으로 전화가 걸려온다. 전화번호가 통상적이지 않은 경우에는 나의 경우 거의 받지 않는다. 계속 전화가 걸려 오는 경우에 어쩌다 받으면 일방적으로 상대쪽 이야기만 한다. 관심없다고 해도 계속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성과를 내는 데 급급하다 보니 상대는 안중에도 없다. 목전의 이익을 얻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다. 이런 의식과 행태를 지닌 사람에게는 애당초 예의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인지도 모른다. 업종에 따라서는 한번 시도되지 않으면, 두 번, 세 번 계속 연이어서 시도하도록 시장관리교육을 시킨다고 한다. 성과가 좋은 사람은 의도적으로 추켜세워 주기도 한다.

 문제는 성과지상주의의 폐단과 역기능이 생활의 모든 영역, 모든 대상에 알게 모르게 침투되어 있다는 점이다. 목전의 이익 앞에서는 신의도 없고, 식언을 밥 먹듯이 하기도 한다. 바로 눈 앞의 얼마 안되는 이익을 챙기기 위해 염치도 없고, 무례한 언동을 서슴지 않기도 한다. 본말이 전도된다. 약속도 헌신짝 버리듯이 한다. 약속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하여 미안해 하지도 않는다. 자신이 달성하고자 하는 성과만 이루면, 모든 것이 완결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류의 사람이 모인 사회를 품격 높은 선진사회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요즈음 언론보도나 주변을 보면 이건 아닌 데 하는 일들이 너무 많이 벌어진다. 대도심을 떠나 제주도 올레길에서 혼자 걸어보는 사람들의 숫자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도 극단으로 치닫는 극심한 경쟁주의, 성과지상주의로 일그러진 우리의 삶으로부터 각자의 참 모습을 찾으려는 본능의 발로가 아닌가 싶다. 달도 차면 기울듯이. 
                                                                                                                                                              (2009.7.12.)

사람 &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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