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05 08:40
대법원 민사1부(주심 이홍훈 대법관)는 지난 9월 30일 김모(61)씨 등 여성종중원 3명이 A종중을 상대로 낸 분배금 청구소송 상고심(2007다74775)에서 원고패소한 원심을 확정했다.
[사안의 개요]
A종중은 2005년 종중 소유 서울 은평구 토지가 공익사업에 수용돼 137억여원의 보상금을 수령했다. 이후 이사회 결의를 통해 여성종중원 또는 비세대원에게 각 1,500만원씩 총 40억원을, 세대주에게는 각 3,800만원씩 총 50억원을 분배하기로 했다. 그러자 김모씨 등은 1,500만원의 수령을 거절하며 “합리적 이유없이 출가한 여자를 차별한다”며 종중을 상대로 분배금 청구소송을 냈다.
[판결이유]
종중재산의 분배에 관한 종중총회의 결의 내용이 현저하게 불공정하거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경우 또는 종원의 고유하고 기본적인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 그 결의는 무효라고 할 것이다. 여기서 종중재산의 분배에 관한 종중총회의 결의 내용이 현저하게 불공정한 것인지 여부는 종중재산의 조성 경위, 종중재산의 유지 ․ 관리에 대한 기여도, 종중행사 참여도를 포함한 종중에 대한 기여도, 종중재산의 분배 경위, 전체 종원의 수와 구성, 분배 비율과 그 차등의 정도, 과거의 재산분배 선례 등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그런데 공동선조와 성과 본을 같이하는 후손은 남녀의 구별 없이 성년이 되면 당연히 그 구성원(종원)이 되는 것이므로, 종중재산을 분배함에 있어 단순히 남녀 성별의 구분에 따라 그 분배 비율, 방법, 내용에 차이를 두는 것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한 가족생활을 보장하고, 가족 내의 실질적인 권리와 의무에 있어서 남녀의 차별을 두지 아니하며,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고 남녀평등을 실현할 것을 요구하는 우리의 전체 법질서에 부합하지 아니한 것으로 정당성과 합리성이 없어 무효라고 할 것이다.
[이 판결의 의의]
대법원은 2003년 “종중재산처분에 관한 결의내용이 제반 사정에 비춰 현저하게 불공정한 경우는 무효(2002다68034)”라고 판시한 바 있다. 이번 판결은 종중의 재산분배가 현저히 불공정하지 않는 이상 종중의 사적자치를 인정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