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21 02:45
대법원 형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지난 9월 21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아동학대처벌법) 제34조 제1항 시행 이전에 아동이 성년에 도달한 경우 공소시효 진행이 정지되지 않는다고 처음으로 판시하였다. 상고기각(2020도8444).
[사실관계]
1993년 12월생인 피해 아동의 이모부는 2007년 12월경부터 2011년 12월경까지 야구 배트 등으로 피해 아동을 때리는 등 신체적 학대행위를 한 혐의로 2019년 7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으로 기소되었다. 아동학대처벌법은 피해 아동이 성인이 된 후인 2014년 9월 29일부터 시행되었다.
1심과 2심은 면소판결을 내렸다. 2심은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다.
<아동학대처벌법 제34조 제1항은 완성되지 아니한 공소시효의 진행을 일정한 요건 아래에서 장래를 향해 정지시키는 것에 그 취지를 두고 있다. 이 조항의 시행일인 2014년 9월 29일 피해 아동은 이미 성년에 이르렀기에 조항의 시행과 무관하게 피해 아동의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 행위에 관한 공소시효는 범행 종료시부터 중단없이 그대로 계속 진행되어 공소제기일인 2019년 7월 이미 7년의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
[판결요지]
공소시효를 정지. 연장.배제하는 특례조항을 신설하면서 소급적용에 관한 명시적인 경과규정을 두지 않은 경우 그 조항을 소급하여 적용할 수 있는지에 관해서는 보편타당한 일반원칙이 존해하지 않고, 적법절차원칙과 소급금지 원칙을 천명한 헌법 제12조 제1항과 제13조 제1항의 정신을 바탕으로 하여 법적안정성과 신뢰보호원칙을 포함한 법치주의 이념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15.5.28.선고 2015도1362,2015전도19판결 등 참조).
신체적학대행위를 비롯한 아동학대범죄로부터 피해아동을 보호하기 위하여 2014.1.28.법률 제12341호로 제정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아동학대처벌법이라 한다) 제34조는 <공소시효의 정지와 효력>이라는 표제아래 제1항에서 아동학죄 범죄의 공소시효는 형사소송법 제252조에도 불구하고 해당 아동학대범죄의 피해아동이 성년에 달한 날부터 진행한다라고 규정하고, 그 부칙은 < 이 법은 공포후 8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라고 규정하면서 소급적용 등에 관하여 명시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위와 같은 법문언과 취지를 앞에서 본 공소시효를 정지하는 특례조항의 신설.소급에 관한 법리에 비추어보면 , 아동학대처벌법 제34조 제1항은 완성되지 아니한 공소시효의 진행을 피해아동이 성년에 달할 때까지 장래를 향하여 정지시키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6.9.28.선고 2016도7273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위 규정 시행일인 2014.9.29. 당시 피해아동이 이미 성년에 달한 경우에는 공소시효의 진행이 정지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