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山寺)에서 느낀 아쉬움

2015.08.27 08:41

관리자 조회 수:2409

 오랜만에 처와 함께 순천에서 송광사에 이르는 구불구불한 찻길과 주변풍광을 자동차로 스치고 지나가면서 송광사를 찾았다. 송광사 입구 주차장에 차를 댄 후 식당가와 찻집을 지나  계속 거슬러 올라갔다. 내부 진입로 주변이 전보다 깔끔하고 시원스럽게 정리되어 있었다. 흐린 날이긴 해도 녹음이 우거진 주변 산 경치를 보니 가슴이 탁 틔었다. 빗방울이 떨어지다 말다하는 날씨이긴 하였지만, 후덥지근하지는 않았다. 찻집 위쪽으로 한참 걸어가면 나오는 다리를 지나기 전에 늘 다니던 다리 건너 길로 가지 않고 다리 아래 옆 산기슭에 나있는 오솔길로 걸어서 올라갔다. 하늘 높이 힘차게 뻗어 오른 편백나무 숲길로 접어들어 가다 원래 늘 다니던 길로 나왔다. 조금 올라가면 나오는 다기와 염주 등을 파는 경내 매점을 지나 왼쪽 개울을 지나는 다리를 건너 위로 올라갔다. 오늘은 사람들로 북적대지 않아 좋았다. 개울가 너머로 작년엔가 짓고 있던 2층 건물이 거의 완성된 것 같다. 호기심에 언덕을 따라 올라가보니 2층 바닥에 성보박물관이라는 안내문이 놓여 있었다.


 박물관 앞 마당에는 신도와 외부 방문객들이 타고 온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여기까지 차를 몰고 들어온 걸 보니 모두 절이나 스님들과 연고가 있는 사람들인 것 같다.

 요즈음 세상은 모든 게 바삐 돌아간다. 자동차도 많이 보급되어 있다. 그래서 먼 길인 데도 옛날처럼 걸어서 다녀야만 된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그렇지만 절은 수도(修道)하는 곳이므로 가능하면 오염물질이 배출되거나 소음이 나지 않도록 배려할 필요가 있다. 그 점에서 절이나 스님들과 연고가 있는 사람들도 절 안 깊숙이 걸어오는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하는 배려심이 아쉽다. 적당한 육신의 수고로움은 심신의 조화, 음양의 조화라는 점에서도 필요하다.


 집 가까이에 있는 산을 오를 때면 가끔 스마트폰이나 라디오로 누구나 들을 수 있도록 큰 소리로 노래를 들으면서 산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있다.

 바람소리․ 새소리와 같은 자연의 소리가 지닌 진정한 아름다움, 심신 치유 효능을 알아채지 못하는 것 같다.


  잠시 문명의 이기에서 벗어나 불편함을 몸소 체험해보는 슬기가 아쉽다.

  대웅전에 모셔진 부처님의 한 점 티 없는 환한 미소가 눈에 선하다.

                                                                                                           (2015.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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