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사건의 피고소인이 편취금액의 일부를 변제공탁했더라도 이는 채무의 승인으로 볼 수 없으므로 사기 사건이 발생한 지 10년이 지났다면 소멸시효가 완성됐기 때문에 고소인은 피고소인에게 준 돈을 돌려받을 수 없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김모씨가 공인중개사 박모씨를 상대로 "2003년 속아서 준 돈에 대한 소멸시효가 2007년 검찰 수사 중 공탁금 수령으로 중단돼 여전히 채무가 남아있으니 돈을 갚으라"며 낸 부당이득금반환 청구소송 상고심(2014다85216)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최근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사안의 개요와 재판진행]

김씨는 2003년 6월 박씨로부터 아파트 분양권을 싼값에 사라는 제의를 받고 7600만원을 건낸 뒤 분양계약서 등을 받았지만 실제로 분양은 받지 못하였다. 김씨는 박씨를 사기분양 혐의로 고소하였고, 혐의를 부인하던 박씨는 2007년 검찰 수사가 진행되던 중에 5000만원을 박씨 앞으로 공탁했다. 이후 검찰은 중요 참고인의 행방을 찾지 못해 참고인중지처분을 내렸다. 김씨는 2013년 11월 "잔금과 이자 등 4500만원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냈고, 박씨는 "애초에 돈을 받은 2003년 6월로부터 10년이 지나 시효 도과로 청구권이 소멸됐다"고 항변하였다.

1심과 2심은 "형사합의금으로 채무의 일부를 공탁한 이상 채무 전액에 대해 승인의 효력이 발생하여 소멸시효가 중단됐다"는 이유로 원고승소 판결하였다.



[판결이유요지]

2007년에 형사 고소를 당한 박씨가 김씨를 상대로 합의금으로 5000만원을 공탁했지만, 이는 채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해 다투는 상황에서 일단 형사처벌을 면하거나 경감할 목적으로 합의금 일부를 공탁한 것으로 봐야할 뿐, 공탁에 의해 당시 그 공탁금을 초과하는 채무가 존재하는 것을 김씨에게 표시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박씨가 2003년 빌린 7600만원에 대한 소멸시효는 이 사건 소 제기 시점인 2013년 11월 29일 이미 소멸됐다.

 소멸시효의 중단으로서 채무의 승인은 그 표시가 반드시 명시적이어야 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채무자가 그 채무의 존재와 액수에 대해 알고 있다는 사실을 채권자에게 표시했을 때 성립한다.

*출처: 법률신문 2015.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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