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10 15:00
- 김현태
눈이 온다는 소식을 들은 건
출근길,
삼각지를 돌아가는 버스에서였다
브레이크를 밟을 때마다
사람들은 밀리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고
괜한 오해를 받지 않으려고
아가씨 앞에 서 있던
나는,
필사적으로 손을 엿가락처럼 늘려
간신히 손잡이를 잡았다
버스는 달리고 사람은 내리지 않았다
어디를 향해 가는 것일까
사람의 얼굴은 붉게 달아오르고
누구 하나 웃는 얼굴이 없다
사람들의 머리 위에서
김이 모락모락 군불이 피어나고
새로 산 신발에 발자국이
수없이 찍힐 즈음,
반갑게도 눈소식이 들려 온 것이었다
지지찍,
버스 라디오에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오늘 밤에 눈이 온다는 소식
순간, 사람들은 설레는
붉은 얼굴로 밖을 내다 보았고
나는 그 틈을 타,
앞에 있는 아가씨의 어깨에
눈 오는 그 날 밤,
그 사람을 생각하며
잠깐, 내 그리움을 기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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