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회상

2008.12.31 00:42

관리자 조회 수:5364

 우리 집은 형편상 금년 3월부터 세 집 살림을 하게 되었습니다. 애들은 서울에서, 집사람은 섬에서.

떨어져있으니 서로가 애틋한 정과 소중함이 시간이 갈수록 깊어집니다.

저는 주변의 여느 사람처럼 부모와 자식의 인연으로, 부부의 인연으로 서로 만나 각자의 삶을 일궈 나가고 있습니다. 집사람도 압축되고, 축소된 특수한 삶의 현장에서 새로운 학습을 체험하고, 깨달음을 얻고 있는 모양입니다. 답답하고 짜증이 날 때는 현실적으로는 쉽지는 않겠지만, 주변에 있는 모든 사물과 동료, 학생이 가르침을 담아서 내면으로 전해 주는 선생님이니 긍정적으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음미해보라고 권해봅니다.

방안에 홀로 앉아 차분하게 나 자신을 되돌아봅니다. 수련의 끈을 놓지 않고 담담하고 , 차분하게 열심히 내면의 세계에 침잠하면서 나라는 존재, 나라는 존재에서 흘러나오는 무엇으로도 계량할 수 없는 존재가치를 느끼고 깨달으면서 육체로 형상화된 내 모습의 현존재에 고마움과 귀중함을 절감합니다. 한편으로는 이 세상에 이러한 인연을 맺어주신 부모님께 말로는 이루 다할 수 없는 고마움과 감사함을 느낍니다.

 가까이에 나의 현존재에 대한 귀중함과 유래를 구명하고, 천착하게 해주는 도법속의 수련도장이 있으니 이 또한 참으로 귀하고, 정말로 고마울 뿐입니다. 가족도 떨어져 있어 보아야 각자에 대한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듯이 만일 수련할 수 있는 도장이 없다면 얼마나 아쉽고 안타까울까!

지난 일년 동안 바쁘다는 이유로 본의아니 게 수련에 소홀한 점에 대해 겸허하게 자성해봅니다. 내 존재의 근본자리에 다시 둥지를 틀고 다듬어 나가니 이보다 뿌듯한 일이 더 있을까하고 생각해봅니다.

이제는 더욱 더 귀중한 삶의 순간, 현장을 온 마음으로 챙기면서 근본으로의 회귀를 위해서 더욱 정성을 쏟아보고자 합니다.

생사의 갈림길에 걸쳐 있는 한 호흡의 중요성이 정말로 실감나게 마음에, 영혼에 와 닿습니다(2005.2.)

사람 &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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