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08 13:35
위 법률조항은 보증채무에 관한 보충적 의사해석규정으로 기능할 따름이어서 사적 자치의 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보증인의 재산권을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침해하지 아니한다.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1.사건의 개요
청구인은 주식회사 ○○○의 대표이사로 주식회사 ○○○가 대한종합금융 주식회사에 대하여 부담하는 채무를 연대보증하였는데, 대한종합금융 주식회사에 대하여 보증채무를 이행하라는 판결을 선고받자 항소를 제기하였고, 항소심 계속 중 민법 제428조 제1항 및 제429조 제1항이 보증인이 보증을 서게 된 경위, 그 이후의 경과, 보증채무 이행시의 피해 정도 등을 고려하지 않고 보증인에게 주채무와 동일한 내용의 채무를 부담하게 하므로 위헌이라고 주장하면서 위헌제청신청을 하였으나 위 법원이 제청신청과 항소를 모두 기각하자 2008. 6. 20.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제428조 제1항과 제429조 제1항이다.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제428조(보증채무의 내용)
① 보증인은 주채무자가 이행하지 아니하는 채무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
제429조(보증채무의 범위)
① 보증채무는 주채무의 이자, 위약금, 손해배상 기타 주채무에 종속한 채무를 포함 한다.
[결정이유의 요지]
1. 보증계약의 당사자인 채권자와 보증인은 자신들의 의사에 따라 보증채무의 내용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사적 자치의 원칙에 위반되는 규정이라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채권자와 보증인 간 보증채무에 관한 보충적인 의사해석규정으로 기능하고, 채권자․ 주채무자․ 보증인 3자 사이의 이해관계를 합리적으로 조절하여 신용거래의 안전을 도모하는 것으로, 그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절성이 인정된다. 또한 민법상 보증채무의 부종성 및 보증인의 최고 ․ 검색의 항변권을 통하여 보증책임의 발생, 범위, 소멸 등을 조절하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는 점, 법원의 실무상 계속적 보증에 있어 신의칙 등에 의하여 보증책임을 합리적으로 제한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피해의 최소성 요건도 충족하였다고 인정된다. 거래현실상 최고 ․ 검색의 항변권이 적극적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기는 하지만, 민법은 보증인에게 일정한 경우 주채무자 및 다른 연대채무자 등에 대한 사전구상권 또는 구상권을 부여함으로써, 단순보증인이나 연대보증인이 최고․검색의 항변권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는 불이익을 상당 부분 만회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달성하려는 신용거래의 안전이라는 공익은 보증인이 보증채무를 이행함으로써 침해받게 되는 재산권보다 크다고 보이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었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하여 보증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2. 재판관 조대현의 반대의견의 요지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은 민법 제428조 제1항과 제429조 제1항이 보증인의 책임을 합리적인 범위로 제한하는 내용을 규정하지 아니한 입법부작위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그런데 입법부작위는 규범으로서 존재하지 않는 것이므로 재판의 전제로 되는 법률이라고 볼 수 없다. 그리고 입법부작위가 헌법에 위반되는 경우에도 그 위헌성은 국회의 입법을 통하여 시정되는데, 새로 입법된 내용은 당해사건에 당연히 소급하여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이 경우 위헌성이 입법부작위가 아니라 기존 법률의 불완전성에 대하여 인정된다고 보더라도, 개선입법이 기존 법률의 불완전성이 문제된 당시까지 소급하여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
결국 입법부작위는 현존하는 규범이 아니므로 입법부작위의 위헌 여부는 재판의 전제로 될 수 없고, 입법부작위의 위헌 여부에 대하여는 법원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할 수 없으며, 당사자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도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입법부작위의 내용을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으로 삼은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각하함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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