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2008년 12월 26일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에 있어서 ‘주소의 자서’와 ‘날인’을 유효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는 민법 제1066조 제1항 중 ‘날인’ 부분에 대하여는 재판관 8(합헌):1(위헌)의 의견으로, ‘주소의 자서’ 부분에 대하여는 재판관 5(합헌):1(한정위헌):3(단순위헌)의 의견으로 유언자의 재산권과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2007헌바128).

[사건의 개요]

청구인(백○○)의 망 조부가 그 명의로 소유한 부동산 및 기타 일체의 재산을 청구인에게 상속한다는 취지의 유언자필증서를 남기고 갑작스럽게 사망하자, 청구인은 망 조부가 자신에게 그 소유 재산일체를 유증하였다고 주장하면서 법정상속인들을 상대로 유증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소송 등을 제기하였다.

청구인은 당해소송의 제1심 및 항소심에서 위 유언증서가 망 조부의 것이라고 볼만한 날인 또는 무인이 흠결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주소가 자서되어 있는 것이라고 보기 어려워 민법이 정하는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으로서의 요건과 방식을 갖추지 못한 것이어서 유언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모두 패소하자 대법원에 상고하여 그 소송계속 중에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에 있어서 ‘주소의 자서’와 ‘날인’을 유효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는 민법 제1066조 제1항 중 ‘주소’ 및 ‘날인’ 부분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청구인의 상고 및 위 신청이 모두 기각되자,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제1066조 제1항 중 ‘주소’ 및 ‘날인’ 부분(이하 한정된 부분을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의 위헌 여부이고,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1066조(자필증서에 의한 유언) ①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은 유언자가 그 전문과 연월일, 주소, 성명을 자서하고 날인하여야 한다.

[결정이유의 요지]

(1) 헌법재판소가 이 사건 법률조항 중 ‘날인’ 부분에 대하여 2008. 3. 27. 2006헌바82 결정에서 판시한 바와 같이, 이 사건 법률조항 중 ‘날인’ 부분은 유언자의 사망 후 그 진의를 확보하고, 상속재산을 둘러싼 이해 당사자들 사이의 법적 분쟁과 혼란을 예방하여 법적 안정성을 도모하며, 상속제도를 건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가장 간이한 방식의 유언이지만 위조나 변조의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크고 유언자의 사후 본인의 진의를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어려우므로 방식을 구비할 것을 요구하는 것 자체는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적절한 수단이다.

한편, 동양문화권인 우리나라에는 법률행위에서 인장을 사용하는 오랜 법의식 내지 관행이 존재하는 바, 이 사건 법률조항 중 ‘날인’ 부분이와 같은 법의식 내지 관행에 비추어 성명의 자서만으로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에 부족하다는 고려에 입각하고 있으므로 성명의 자서 외에 날인이라는 동일한 기능을 가진 두 가지 방식을 불필요하게 중복적으로 요구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나아가 유언자로서는 무인을 통하여 인장을 쉽게 대체할 수 있고, 민법이 마련하고 있는 다른 방식의 유언을 선택하여 유증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으며, 생전에 수증자와 낙성ㆍ불요식의 사인증여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원하는 바를 달성할 수도 있으므로, 날인을 요구하는 것은 기본권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반되지 않을 뿐 아니라 법익균형성의 요건도 갖추고 있다.

(2) 이 사건 법률조항 중 ‘주소’ 부분 역시 유언자의 인적 동일성을 명확히 함으로써 유언자의 사망 후 그 진의를 확보하고, 상속재산을 둘러싼 이해 당사자들 사이의 법적 분쟁과 혼란을 예방하여 법적 안정성을 도모하고 상속 제도를 건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그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성명의 자서로 유언자의 인적 동일성이 1차적으로 특정될 것이지만 특히 동명이인의 경우에는 유언자의 주소가 그 인적 동일성을 확인할 수 있는 간편한 수단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문, 성명의 자서에다 주소의 자서까지 요구함으로써 유언자로 하여금 보다 신중하고 정확하게 유언의 의사를 표시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므로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적절한 수단이다.

한편,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에서 자서를 요구하는 주소유언자의 생활의 근거가 되는 곳이면 되고, 반드시 주민등록법에 의하여 등록된 곳일 필요가 없으므로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을 할 정도의 유언자라면 쉽게 이를 기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소의 기재는 반드시 유언전문과 동일한 지편에 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며, 유언증서로서의 일체성이 인정되는 이상 주소는 유언증서를 담은 봉투에 기재하여도 무방하므로 유언의 자유에 대한 침해를 최소화할 수 있고, 유언의 요식주의를 취하는 이상, 유언을 하는 자가 당연히 작성할 것이라고 기대되는 ‘유언의 전문, 유언자의 성명’ 등과 같은 최소한의 내용 이외에 다른 형식적인 기재 사항을 요구하는 것은 유언의 요식주의를 관철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볼 수 있으며, ‘주소의 자서’는 다른 유효요건과는 다소 다른 측면에서 의연히 유언자의 인적 동일성 내지 유언의 진정성 확인에 기여하는 것이므로 기본권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반되지 않을 뿐 아니라 법익균형성의 요건도 갖추고 있다.

[소수의견]

1. 재판관 조대현(曺大鉉)의 ‘주소’ 부분 한정위헌의견의 요지

민법 제1066조 제1항이 유언자필증서에 유언자의 주소를 기재하도록 요구하는 이유는 유언자의 성명과 주소에 의하여 유언자가 누구인지 특정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그런데 성명과 함께 유언자를 특정할 수 있는 요소는 주소 외에 주민등록번호․생년월일․본적․가족 성명․사회적 신분 등 여러 가지를 생각할 수 있고, 그 중에서 주소의 특정기능이 가장 우월하다고 보기 어렵고, 유언자의 주소 기재가 없으면 유언자를 특정할 수 없게 된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유언자필증서에 유언자의 주민등록번호 기타 유언자를 특정할 수 있는 기재가 있는 경우에도 민법 제1066조 제1항 중 ‘주소’ 부분을 적용하여 유언자필증서의 효력을 부인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

2. 재판관 이동흡(李東洽), 재판관 송두환(宋斗煥)의 ‘주소’ 부분 위헌의견의 요지

동명이인의 경우에 유언자의 주소가 기재되지 않았더라도 그 유언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누구의 유언인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고, 이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란 쉽게 생각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주소를 반드시 기재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유언자의 인적 동일성을 확인하기 위한 적절한 방법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설령 주소의 기재가 유언자의 인적 동일성의 확인을 위해 적절한 방법이라고 하더라도 유언장 전문의 자서와 성명의 자서, 그리고 유언의 내용에 의해서 유언장의 실제 작성자와 유언장의 명의자의 동일성을 확보할 수 있음은 물론, 유언이 그의 진의에 의한 것임을 충분히 밝힐 수 있는 등 누가 한 유언인지를 밝혀내는 것은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니므로 주소를 반드시 기재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불필요하게 중복적인 요건을 과하는 것으로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반되며, 주소의 자서가 흠결되면 유언이 무효로 되고 유언자의 진의가 관철될 여지는 전혀 없게 될 것이므로 주소의 자서를 추가로 요구하는 것은 침해되는 법익과 보호되는 공익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어 법익의 균형성의 원칙에도 위반된다.

3. 재판관 김종대(金鍾大)의 위헌의견(‘주소’ 및 ‘날인’ 부분 전부 위헌)의 요지

이 사건 법률조항 중 ‘주소’ 부분에 대하여는 앞서 본 단순위헌의견의 이유와 그 견해를 같이하고, ‘날인’ 부분에 대하여는 헌재 2008. 3. 27. 2006헌바82 결정에서 위헌이유를 상세히 밝힌 바와 같이, 오늘날 날인은 자필에 비해 타인에 의한 날인가능성과 위조가능성이 커 의사의 최종적 완결 방법으로는 부적당하게 되어 각종 법률에서 서명(성명의 자서)만으로 처리하는 경향이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에서 날인을 요구하는 목적은 유언장의 전문의 자서와 성명의 자서에 의해서 충분히 달성되므로 그 밖에 날인을 요구하는 것은 불필요하게 중복적인 요건을 요구하는 것으로 헌법 제10조에 의하여 보장되는 유언자의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제한함에 있어 최소 침해성의 원칙을 준수하지 못한 것이고, 법익 균형성의 원칙에도 위반되므로 위헌으로 선언하여야 한다.

[관련 결정례]

헌법재판소는 지난 2008. 3. 27. 이 사건 법률조항 중 ‘날인’ 부분에 대하여 유언자의 재산권과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는 결정(2006헌바82)을 선고한 바 있다.

[결정의 의의]

이 사건 결정의의는 헌법재판소가 종전에 이 사건 법률조항 중 ‘날인’ 부분에 대하여 합헌결정을 선고한 것을 그대로 유지하고, 더 나아가 ‘주소’ 부분에 대하여도 합헌결정을 선고한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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